[5.01 2009] '인공신장'과 <능금빛 순정>
어제는 서울 서초구 소재 카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개원식을 가졌다.
지난 3월23일부터 진료를 시작하였는데 1200병상으로 국내 병원 중 가장 넓어서 면적으로 63빌딩 면적보다 넓고 5000억원 상당의 토지에 건물과 장비 5000억원이 4년간 투자되었다고 한다. 이전의 강남성모병원이란 이름도 이번에 크게 개원하면서 변경되었다.
이 병원은 배호님 활동하던 1969년 국내 처음으로 일반외과 이용각 박사팀에 의해 신장이식(kidney transplantation)이 시행되었다.
배호님은 1966년 2월 급성식중독으로 인한 신장염의 후유증으로 만성신장염이 생겼다. 1967년 과로로 청량리 위생병원에 가을에 입원하여 불치의 병, 시한부 인생 3-4년을 진단 받았는 데 이것은 아마도 만성 신장염의 후유증으로 인한 '신장부전' (renal failure)이란 신장 (=콩팥, kidney)의 기능 상실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 된다.
신장이란 몸안 노폐물을 걸러서 깨끗한 피를 만들어 주는 정수기같은 기능을 한다. 신장이 망가져서 못쓰게 되면 요즘 같으면 복막투석 (peritoneal dialysis), 혈액투석 (hemodialysis) (="인공신장", artificial kidney)를 하여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고 남의 신장 한쪽을 기증 받을 수 있는 경우 신장 이식을 하여 신장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니 생존에는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다.
그런데 배호님이 신장병이 발병한 그 시절에는 의학적 발명으로 그런 의료기기들이 막 생겨나 도입되는 시기라서 불행하게 그런 혜택을 보지 못하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지금같은 인공신장기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아 아마 불치의 병으로 간주되지 않았을 까 생각된다.
혈액투석기 (인공 신장기)는 1962년 처음으로 미국 시애틀 의료기관에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6 대만 먼저 만들어져 과연 누구에게 혜택을 주어 누구를 살려 줘야 하는 지 윤리적 문제까지 제기되기도 하였다.
배호님이 불치병 진단을 받은 직 후인 1967년 12월8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경상북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 '인공신장기'를 개발한 콜프(Willem J. Kolff) 박사로부터 인공신장기를 기증받아 혈액투석 방식의 인공신장기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인공신장기가 보편화되어 있고 놀랍게도 이런 기계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기계의 발명자 Willem J. Kolff 박사 (1911.2.14-2009.2.11)는 독일 의사 (1950년 미국으로 이민)로서 인공신장기 (artificial kidney)(1945년 처음 인체에 사용하여 성공)와 인공 심장 (artificial heart)(1982년 처음 이식)을 발명하였고 인공 안구(eye), 인공 귀(ear) 등도 고안하였다.
그는 먼저 소세시 포장지와 오렌지 깡통을 사용하여 인공신장기를 개발하기 시작하여 그가 보아왔던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었고 현재까지 수백만 인구의 목숨을 연장 시켜주었다. 노벨상은 받지 못했으나 수많은 상을 받은 대단한 인재로서 지난 2월11일 97세로 사망하였다. 이전에 아무 대책없이 죽어가던 많은 환자들에게 기쁨을 안겨준 참으로 대단한 위인이다. 존경스럽다.
배호님의 신장병에 대한 자세한 내력은 알 수 없지만 발병 초기 가난한 살림에 신장병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돌아가는 삼각지>의 전국적 힛트이후 '대박'으로 밤에 돈으로 베개를 할 정도로 엄청나게 돈을 모은 후에 비로서 많은 치료비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어쩌면 자신에게 꼭 필요했던 '인공신장기'의 혜택은 불행하게 받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것 같다.
또 배호님은 돌아가시기 전 일본으로 신장병 치료받으러 가는 기회와 국내병원에서 신장수술도 고려 됐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여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민간병원으로 처음 인공신장기를 도입한 동산의료원은 배호님이 지방 공연을 가서 팬으로 만나 약혼에 이른 '약혼자'를 만난 곳 대구에 있다.
대구하면 능금 (=사과,apple), 능금과 더불어 배호님의 <능금빛 순정>(1968년, 1971년발표)이란 노래가 생각이 언뜻 떠오른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능금빛 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