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3 2009] 배호님 마지막 노래, <영시의 이별>일까? <마지막 잎새>일까?
<O時의 離別>은 1971년 여름 (6월 혹은 7월) 배호님이 마지막으로 취입(지구레코드)한 앨범 제목이면서, 첫번째 타이틀 곡 이름이다.
이 레코드에는 앞면 (A면)에 <O時의 離別>, <마지막 잎새>, <찾아온 서울거리>, <향수>, <울기는 왜울어>의 순서로 배호님 노래 5곡과
뒷면에는 '이주영'이라는 여자 가수의 노래 5곡이 수록이 되어 있다.
배호님의 마지막 취입 앨범은 <영시의 이별> 앨범이라고 하면 되는데 마지막 노래는 어떤 노래라고 해야 할 까?
1.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를 이야기 할 때 대부분의 경우 앨범 두번째 노래인 <마지막 잎새>를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로 이야기 한다.
히트곡 말고 앨범 순서로만 보면 <마지막 잎새>보다는 다섯번째 <울기는 왜 울어>가 마지막 노래가 더 될 것도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마지막 노래로 <0시의 이별>를 이야기 하기도 하는 데 이는 마지막 앨범의 이름이자 타이들 곡 이름이다.
2. 배호님이 돌아가시기 전 10월초 마지막 극장무대인 천호극장에서 마지막 노래로 휠체어에 앉아서 <마지막 잎새>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하고, 돌아가시기 전 3개월전 쯤인 1971년 9월 경남 합천 가야산에 있는 해인사 인근 암자인 용탑선원 감로당 (甘露堂)에 머물며 산책길에 <마지막 잎새>라는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와 돌아가시기 직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여 본인의 처지를 <마지막 잎새>에 비유한 이야기를 종합하여 생각해 보면 배호님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잎새>를 <0시의 이별>보다 더 애착을 가지고 많이 부르지 않았을 까 생각된다.
3. <마지막 잎새>는 배호님 자신의 수명이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는 처지와 유사하여 사람들은 유달리 <마지막 잎새>라는 단어에 더 집착하게 하는 것 같다. <0시의 이별>처럼 마지막을 이별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마지막 잎새>가 좀 더 그럴 듯하게 쉽게 이해 된다.
즉,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 잎새>라고 하면 기억하기도 쉽다.
4. 배호님의 두 노래는 둘다 유명하지만 <0시의 이별>은 노래가 발표되고 몇 년 지난 1975년 7월 5일자로 '방송금지곡'으로 지정되어 더 이상 전파를 탈 수 없게 된다. 그 이유는 노래 가사 중 "젊은 날의 불장난"이란 표현이 자유연애 혹은 성개방 풍조로 이해되었고 0시에 이별을 하면 그 당시 있었던 야간통행금지 (자정부터 새벽 4시) 위반이고 불건전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노래 가사를 잘 생각해보면 이별을 앞둔 두 남녀가 서로 잊어야 하므로 이제는 다시 서로 만나기 전 상태, 즉, zero 의 상태로 되돌아 간다는 의미 같은데 이것을 0시에 이별한다고 오해한 것이다. 가사에는 특림없이 "영시처럼"으로 되어 있지 "영시에"라고 되어 있지 않다.
혹시 제목 <0시의 이별>을 "0시에 이별"이라고 발음하고 오해해 버린 것은 아닐 까 생각도 된다.
1975년 '방송금지곡'이 된 <0시의 이별>은 1982년 1월 5일 야간통행금지가 없어지고 나서도 계속 방송금지곡으로 남아 있다가 1987년에
이르러 방송금지 조치가 해제 되었다.
결국 12년 동안 <0시의 이별>은 방송을 타지 못해서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 잎새> 밖에 들려줄 수 밖에 없어 방송에서는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를 들려 주겠다고 하면서 <마지막 잎새>만을 12년 동안 들려주고 그렇게 소개되고 이해가 되었을 것 같다.
5.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저작권 등록을 조회해 두 노래에 대한 사항은 아래와 같이 되어 있다.
<마지막 잎새> 작곡: 배상태, 작사: 정귀문, 편곡: 이철혁, 노래: 배호, 지구레코드사 1969년
<영시의 이별> 작곡: 배상태, 작사: 이철수, 편곡: 이철혁, 노래: 배호, 박진권, 손일, 아세아레코드사 1971년
위의 '한국저작권협회' 등록 상황만을 가지고 판단한다면 배호님의 마지막 노래는 년도상 <영시의 이별>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 잎새>는 이 노래를 작곡한 배상태님이 1969년에 만들어 먼저 다른 가수에게 취입을 하였다가 1971년 7월경 배호님에게
다시 취입을 시킨 것이다. <영시의 이별>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여러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이것만으로 판단하면 혼란스럽다.
참고로 배호님의 마지막 앨범이 된 <O時의 離別>에 실린 앞의 5곡 모두 배상태님의 작곡 노래이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배호님 마지막 노래는 돌아가시기 전 생활이나 극장무대에서는 <마지막 잎새>, 한국저작권협회 등록에서는 <0시의 이별>, 마지막 앨범이나 당시 상황으로는 <0시의 이별>, <마지막 잎새> 모두 마지막 노래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0시의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