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斷想)

[5.06 2009] '꽃구경'가서 들어보는 <돌아가는 삼각지>

BaiZZang 2009. 5. 6. 13:14

"어머니 꽃 구경 가요.

따뜻한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세상이 온통 꽃 핀 그날...”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듯한 해금 소리로 시작하는 '꽃구경"이라 노래는 '이 시대 소리꾼' 장사익님의 6번째 앨범 '꽃구경' 제목 이기도 하다.

 

이 앨범에는 배호님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가 장사익님 특유의 가요와 국악의 담을 넘는 독특한 분위기로 들어 있는 데 작년 2008년 11월6일 발매 되었다. 장사익님은 11월7일 (배호님 돌아가신 날) 다음 날인 11월8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공연 '꽃구경'을 시작하여 금년 봄 미국 공연, 다시 다음 주 5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앵콜 공연이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꽃구경 가자고 하면 배호님 생일날인 4월 24일 시작된 '안면도 꽃 박람회' 가자는 말도 되겠지만 장사익님의 '꽃구경' 공연 가자는 이야기도 될 것 같다. 장사익님의 노래에서 '꽃구경' 가는 것은 어머니를 몰래 '고려장' 보내는 가슴 아픈 사연을 말한다.

 

파란만장한 어려웠던 삶을 살았던 소리꾼 장사익님의 '몸  전체'로 우려내는 노래는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의 위안이 되고 있다.  

 

장사익님은 평생 좋아할 노래가 <돌아가는 삼각지>와 <동백 아가씨> 이라고 한다. 아무리 불러도 배호의 ‘필’을 못 쫓아가겠다고 하는 그가 좋아하는 <동백 아가씨>는 어쩌면 배호님이 부른 <동백 아가씨>를 말하는 것 같다. 그는 배호의 ‘필’을 쫓아가는 것이 영원한 숙제라고 한다.그는 배호노래를 어릴 때부터 좋아 해서 즐겨 불러왔는데 두 곡은 그의 앨범 6집과 3집에 각각 수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가요인 <황성옛터 (荒城의跡) (1928년 작곡)> 앨범은 1932년 발매가 되었고 그로부터 1세대 (30 여년) 후 1964년 <동백 아가씨 (이미자 노래)>, 배호님의 1967년 <돌아가는 삼각지>와 1970년 <동백 아가씨>, 다시 또 1세대 (30 여년) 후 2000년 장사익님의 <동백 아가씨>와 2008년 <돌아가는 삼각지>가 취입되어 발매 되었다.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왔노라 ..."

 

위와 같이 시작하는 배호님의 <황성옛터> 노래 (1968년)는 다른 가수와 달리 3 절가사가 없는 2 절 가사로 되어 있다.

 

이렇게 한 세대 고비마다 대중가요인 '트로트'는 "그 무엇 찾으려고" 하는 대중에게 다시 각광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요즘 '토로트'에 관심이 점차 높아져 어린이 트로트 가수 출현, 인기있는 젊은 가수들의 트로트 가요 취입도 서서히 늘어가는 것 같다.

 

'트로트'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들 간혹 있지만 트로트의 '바이블' 같은 배호님의 노래들은 매우 중독성이 강하고 한번 '각인' (imprinting)이 되면 장사익님과 같은 소리꾼에게도 평생 남게 되는 정서적 감성의 '충격'을 주는 것 같다고 해야 좋을 것 같다.

 

'각인'이란 예를 들어 알에서 깨인 오리가 가장 먼저 움직이는 대상을 어미 (mother)로 생각하고 따라다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알에서 막 깨인 오리에게 어떤 물건을 흔들면서 보여주면 평생 계속해서 그 물체를 어미로 생각하고 따라 다닌다고 한다.

 

이렇듯 배호님 노래는 배호 매니아 가능성 있는 사람에게 한번 들려주면 그의 가슴속에 그의 흡인력 강한 노래를 강력하게 깊이 '각인'을 해 주는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참으로 오묘하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돌아가는 삼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