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7일 목요일이다.
1971년 5월 7일 금요일, 꼭 38년 전인 오늘 날짜에 배호님은 이미자님과 함께 한 장의 레코드 LP 앨범을 발매하였다.
A면 (앞면) 배호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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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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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경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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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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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간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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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하러 왔을까
B면 (뒷면) 이미자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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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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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삼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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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보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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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장충단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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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살고 싶어
이미자님의 노래 중 2번과 4 번인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낀 장충단 공원>은 배호님의 힛트곡이다.
이 노래는 이미자님 특유의 꺽임이 별로 없고 애띤 듯한 청초한 목소리로 배호님 노래와 다른 반주로 편안하게 노래 부르고 있다.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데 노래도 좀 더 천천히 부르는 것 같고 반주도 요즘의 번잡스런 반주보다도 더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배호님의 위 노래 5곡은 그 당시 '시한부' 인생을 흐느끼듯 노래하는 듯한 짙은 목소리고 <울고 싶어>와 <이순간이 지나면>이란 노래에서는 드디어 울음소리에 가까운 소리, 깊이 숨을 들이 마시는 한숨 소리가 노래를 듣고 있는 이의 가슴을 세차게 치는 듯 다가온다.
앨범 사진을 보면 배호님이 앉아 있는 이미자님 뒤에서 다정하게 얼굴을 가까이한 모습으로 두 분이 매우 친밀해 보이며
<울고 싶어>와 <새벽 정거장>이란 노래가 앨범 왼쪽 위에, <비내리는 경부선>이 오른쪽 아래에 타이틀로 올라져 있으며
'돌아가는 三角地의 명콤비 배상태와 배호'라는 문구가 눈에 뛴다.
이 당시 1971년 5월은 배호님에게는 생애 '마지막 봄'으로 만성 신장염으로 인하여 매우 힘든 시절이었다.
1971년 2월 배호님은 경기도 문산 지역 공연 중 과로로 병세가 악화되어 세브란스 병원에 5월까지 장기간 입원하였고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 때 배호님 노래가 앞장에 들어가게 되고 이미자님의 노래는 뒷면에, 그리고 5개곡 중 2곡을 배호님의 힛트곡으로 부른 '우정의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미자님은 얼마전 출판된 그림 에세이 자서전 <동백아가씨>에서 배호님을 벗으로 그리워 하였다.
배호님도 이미자님의 노래 중 <동백아가씨>,< 울어라 열풍아>,<잊을 수 없는 연인>, <지평선은 말이 없다>, <황포돗대>를 불렀었다. 모두 작곡가 백영호님 (1920.8.8-2003.5.21) 의 노래인데 그 당시 같은 작곡가의 노래를 같은 레코드 사에서 부른 경우가 꽤 유행이었던 모양이다.
배호님은 그 해 5월 퇴원하자 마자 '눈물겨운' 극장 공연을 다시 시작하였는데 건강상 제대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 할 정도 였다.
얼마 후 배호님은 6월인지 7월경 여름 <마지막 잎새><0시의 이별><향수> 노래를 마지막으로 취입하고....11월 7일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끝까지 팬들을 위해서 또 치료비 마련을 위하여 돌아가실 때까지 여러 레코드 사에서 중복된 노래를 포함하여 300여곡에 가까운 여러 장르의 많은 곡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들 곡들은 후에 '위대한 유산'으로 현재의 우리에게 남게 된 것이다.
오늘 이미자님의 청초(淸楚)한 목소리로 배호님의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낀 장충단 공원>를 한번 들어 보아야 겠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0시의 離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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