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斷想)

[5.07 2009] 이미자님의 <돌아가는 삼각지><안개낀 장충단 공원> 앨범

BaiZZang 2009. 5. 7. 00:02

오늘은 5월 7일 목요일이다.

1971년 5월 7일 금요일, 꼭 38년 전인 오늘 날짜에 배호님은 이미자님과 함께 한 장의 레코드 LP 앨범을 발매하였다.

 

A면 (앞면)  배호님 노래

  1. 울고싶어
  2. 비내리는 경부선
  3. 조용한 이별
  4. 이순간이 지나면
  5. 무엇하러 왔을까

B면 (뒷면) 이미자님 노래

  1. 새벽 정거장
  2. 돌아가는 삼각지
  3. 그대를 보내 놓고
  4. 안개낀 장충단 공원
  5. 강변에 살고 싶어

이미자님의 노래 중 2번과 4 번인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낀 장충단 공원>은 배호님의 힛트곡이다.

 

이 노래는 이미자님 특유의 꺽임이 별로 없고 애띤 듯한 청초한 목소리로 배호님 노래와 다른 반주로 편안하게 노래 부르고 있다.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데 노래도 좀 더 천천히 부르는 것 같고 반주도 요즘의 번잡스런 반주보다도 더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배호님의 위 노래 5곡은 그 당시 '시한부' 인생을 흐느끼듯 노래하는 듯한 짙은 목소리고 <울고 싶어>와 <이순간이 지나면>이란 노래에서는 드디어 울음소리에 가까운 소리, 깊이 숨을 들이 마시는 한숨 소리가 노래를 듣고 있는 이의 가슴을 세차게 치는 듯 다가온다.

 

앨범 사진을 보면 배호님이 앉아 있는 이미자님 뒤에서 다정하게 얼굴을 가까이한 모습으로 두 분이 매우 친밀해 보이며

<울고 싶어>와 <새벽 정거장>이란 노래가 앨범 왼쪽 위에, <비내리는 경부선>이 오른쪽 아래에 타이틀로 올라져 있으며

'돌아가는 三角地명콤비 배상태와 배호'라는 문구가 눈에 뛴다.

 

이 당시 1971년 5월은 배호님에게는 생애 '마지막 봄'으로 만성 신장염으로 인하여 매우 힘든 시절이었다.

 

1971년 2월 배호님은 경기도 문산 지역 공연 중 과로로 병세가 악화되어 세브란스 병원에 5월까지 장기간 입원하였고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1971년 3월 14일 소속사인 '지구레코드' 가 아닌 '대도레코드'사에서 '파도' 12곡을 병색이 짙은 목소리로 살짝 취입 하던 터였다.

 

이 때 배호님 노래가 앞장에 들어가게 되고 이미자님의 노래는 뒷면에, 그리고 5개곡 중 2곡을 배호님의 힛트곡으로 부른 '우정의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미자님은 얼마전 출판된 그림 에세이 자서전 <동백아가씨>에서 배호님을 벗으로 그리워 하였다. 

 

배호님도 이미자님의 노래 중 <동백아가씨>,< 울어라 열풍아>,<잊을 수 없는 연인>, <지평선은 말이 없다>, <황포돗대>를 불렀었다. 모두 작곡가 백영호님 (1920.8.8-2003.5.21) 의 노래인데 그 당시 같은 작곡가의 노래를 같은 레코드 사에서 부른 경우가 꽤 유행이었던 모양이다.

 

배호님은 그 해 5월 퇴원하자 마자 '눈물겨운' 극장 공연을 다시 시작하였는데 건강상 제대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 할 정도 였다.

얼마 후 배호님은 6월인지 7월경 여름 <마지막 잎새><0시의 이별><향수> 노래를 마지막으로 취입하고....11월 7일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끝까지 팬들을 위해서 또 치료비 마련을 위하여 돌아가실 때까지 여러 레코드 사에서 중복된 노래를 포함하여 300여곡에 가까운 여러 장르의 많은 곡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들 곡들은 후에 '위대한 유산'으로 현재의 우리에게 남게 된 것이다.

 

오늘 이미자님의 청초(淸楚)한 목소리로 배호님의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낀 장충단 공원>를 한번 들어 보아야 겠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0시의 離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