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斷想)

[5.14 2009] 검은 뿔테안경이 잘 어울리는 가수

BaiZZang 2009. 5. 14. 01:53

요즘 뿔테안경이 유행이다.

주위에서 안경쓰신 분들을 둘러 보면 대부분 검정색 중심의 뿔테안경인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성인 연령에 이르면 안경이 필요한 사람의 비율이 필요치 않은 경우보다 더 많다. 근데 근데 실제 안경을 쓰는 사람은 그 중 1/3 정도나 되는 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안경 대신 렌즈를 낀다던가 학생들의 경우 눈이 나빠도 예뻐 보이기 위해서 안쓰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연예인 패션을 따르는 많은 젊은 층은 눈이 나쁘지 않은 경우 빈 안경태를 선택하기까지 하면서 특히 뿔테 안경을 쓰는 사람이 느는 것 같다. 허나 검정 뿔테 안경을 써서 돋보이던 연예인들은 이제 투명테, 다른 색깔, 혹은 다른 형태의 안경테로 변화를 주기 시작하였다.

 

최근 뿔테안경에 관한 재미있는 소식은 지난 달 4월 17일 공개된 새로 제작된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 선생 (1762 - 1836)의 초상화이다.

뿔테안경을 낀 모습의 정약용 선생의 안경은 방대한 독서로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는 기록에 근거하였다 한다. 전남 강진군 의뢰로 화가 김호석씨가 1년 동안 제작하였는데 조선 시대 인물화에 뿔테안경이라고 하니 좀 어색하긴 하나 신선해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 

 

뿔테안경쓴 국내 가수는 역사적으로 먼저 가수 배호님이 떠 오른다. 우리나라 가수 중 가장 먼저 검정 뿔테안경을 끼신 분이다.

 

배호님은 외삼촌 김광빈님에 의해 젊은 나이(20대초)에 데뷔하여 나이가 좀 들어 보이기 위해서 안경을 쓰기를 권유받아 검정 뿔테안경을 쓰기 시작하였고 그 후 수입품인 금테안경에 옅은 갈색 안경알을 넣어 쓰게 되었는데 말년에는 신장염으로 시력이 약화되어 도수가 있는 안경을 썼다고 한다. 금테안경 역시 우리나라 가수 중 최초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호님은 중절모 (실크제품), 굵은 검정 뿔테안경와 간혹 금테안경, 항상 바지에는 줄을 세우고 단정한 싱글 양복 차림 (갈색이나 회색)에 긴 넥타이, 나중에는 로렉스 손목시계, 반지까지 아마 토탈 코디네이션, 그 당시로서는 최첨단 패션의 멋쟁이 신사였던 것이다.

거기에 타고난 타인이 흉내낼 수 없는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했으니 지금까지 팬들이 못 잊고 추억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

 

요즘 중절모를 멋있게 쓰는 가수도 꽤 많아 지는 것 같다 .

 

요즘 <니가 그리운 날엔>을 부르며 한참 주가를 높이는 박상민 (1964.5.2 생)이 대표적이고 그의 노래 역시 매우 멋지다.

예전에 <당신>(배호님의 <당신>과는 다른 노래임)을 부르던 김정수 (1949.12.1 생)는 중절모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고 가끔 중절모를 쓰는 트로트 가수도 많이 있고 가수 비 나 보아 같은 세계적 가수들도 오르지 멋으로 중절모를 가끔 쓰는 것 같다.

  

그리고 뿔테안경의 유명한 여가수는 누구 없었을 까?

 

국내보다는 외국가수로 나나 무스쿠리 (Nana Mouskouri)  (1934.10.13 생)를 들 수 있다. 검은 뿔테안경은 그녀의 상징이 되었다.

배호님보다 조금 먼저 태어나고 배호님이 데뷔한 바로 1962년, 미국으로 건너와 노래 앨범을 냈고 다음해 파리에 정착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활동연도는 1958년 - 2008년)가 되었는데 작년 7월 24일 조국 그리스 아테네에서 화려하게 마지막으로 은퇴 공연을 했다.

 

뿔테안경과 관련하여 그녀의 에피소드는 배호님과는 완전히 반대로 1966년 처음 공연 여행을 떠나면서 듀엣부르던 남자가수로 부터 안경을 쓰지 말도록 권유받았으나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거절하여 결국 계속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공연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나나무스쿠리가 그래듯이 우리나라 여가수들도 무대 밖에서는 안경을 써도 되도록 안경을 쓰고 출현을 자제하는 것 같다.

글쎄...이선희 (1964.11.11 생) 같은 가수의 경우 뿔테는 아니고 금속테 안경을 줄 곧 써도 젊고 귀여워 보이던데 말이다.

 

아무튼 검정 뿔테안경은 고상한 느낌을 주고 중후한 멋을 풍겨주는 것 같다.

뭔가 자신을 다르게 표현해 보고 싶다면 조그마한 악세사리인 안경을 통해 변화를 주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지금도 변함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