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斷想)

[5.13 2009]<사랑의 배신자>(背信者)와 <배+신자 = 배(裵)+신자(信者)>

BaiZZang 2009. 5. 13. 01:00

<배신자>라는 노래인데 중년 나이에 계신 분이라면 이 노래를 모르는 분은 드물 것 같다.  

노래방, 술집 혹은 노래방 기계로 연주하는 흥이 난다면 아마 누군가 그날 한번쯤은 부르고 넘어가는 유명한 노래이다.

 

이 노래는 1969년에 <사랑의 배신자>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된 곡이다. 그 후 <배신자>로 더 많이 불리게 되었다.

작곡은 배호 님의 외삼촌인 작곡가 김광빈님께서 하시고, 작사는 이인섭님, 노래는 도성이라는 가수분이 하셨는데 1971년 빅히트를 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 그러나 배호님이 부르신 기록은 없다.

 

그런데 왜 <배신자>라는 노래가 배호님의 노래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을 까? 왜 오해를 하게 됐을까?

 

첫번째, 먼저 처음 발표된 도성님의 <배신자>라는 노래를 들어보면 배호님의 목소리와 혼동할 수 있다.

 

노래 도입부 "얄밉게.."의 '얄'에 깊은 한숨이 들어가고 "떠난 님아..."의 "떠"자에 매우 강하게 발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목소리는 배호님의 저음과 매우 흡사한데 좀 더 거친 듯하다. 노래 소리만 듣다보면 배호님 목소리로 혼동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번째, 배호님의 노래와 함께 같은 앨범으로 1971년 5월 5일 경 발매 (오스카 레코드, OR 1008)가 되었다.

 

그 앨범을 보면 앞면에 도성님 <사랑의 배신자>라는 노래와 두성님 얼굴과 상부 모습이 있고 뒷면에 배호님의 <이별의 표시>

(일명 <차디찬 키스>)와 <굳바이>를 비롯하여 여러 가수의 노래가 섞여 있고 배호님의 얼굴이 조금마하게 인쇄되어 있다.

이 앨범은 도성님이 배호님 보다 더 큰 비중을 보이는 것 같은데 앞면의 도성님 얼굴이 뒷면 배호님 얼굴보다 5배 이상 큰 사진과 

도성님이 서 있는 사진까지 2컷의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므로 앨범을 사서 감상하다 보면 배호님과 도성님의 노래가 섞이다 보니 혼동이 올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앨범의 도성님 머리모양이 <배신자> 노래에 나오는 '더벅머리' 같은데 1988년 텔레비젼에 나온 동영상을 보니 역시

나이는 좀 들어 보이나 여전히 같은 '더벅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고 계신 것 같다.

도성님은 아직 가수 활동을 하고 계신지 궁금한데 여러 곡들을 작사 작곡도 하셨던 것 같다. 

 

참고로 앨범에 실린 <차디찬 키스>라는 곡은 매우 멋진 곡이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

기존에 배호님 노래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마치 요즘 재즈빠 같은 곳에서 연주를 듣는 듯 멋지다. (재즈바 가본 적은 없지만)

 

세번째, 배호님과 도성님은 작곡가 김광빈님이 비슷한 시기 데뷔시키고 김광빈님이 직접 오스카레코드사라는 레코드회사를 운영하면서 

<배신자>가 나온 앨범에 같이 발매한 것이다.

 

김광빈님은 이 앨범을 발매하시고 1971년 11월7일 배호님이 돌아가신 후 1972년에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연주무대를 옮기시게 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저작권 기록에는 1972년 날짜로 <배신자>노래가 오아시스레코드 앨범으로 되어 있다.

그 당시 중소 레코드사가 난립해사 큰 레코드사로 팔리거나 없어지기도 하고 같은 노래가 여러 앨범으로 다시 발표되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배호님 목소리로 <배신자>라는 노래는 들어 본 적도 없고 아직 녹음한 앨범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배호님 살아계실 때 <배신자>라는 노래는 만들어 져 있었기 때문에 녹음은 안했지만 실제 공연에서 했는지는 알 수 없겠다.  

 

<배신자>라는 말을 나는 오늘 두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배신자 (背信者) = 신의(信義)를 저버린 사람  (반대말 가까운 말 = 충신)

2. 배신자 = 배(裵)+ 신자(信者)의 합성어 = 배호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  (반대말에 가까운 말 = 불신자)

 

배호님을 따르는 사람은 배호님의 성을 따서 '배', (종교를) 믿고 따르는 사람을 나타내는 '신자'를 합쳐서 배신자라는 합성어가 된다.

그렇다면 나도 배+신자 (裵+信者) 가 다 된 모양이다. 매일 배호님과 노래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아직도 배호님이 직접 부르지 않았는데 배호님의 노래로 잘못 알려지고 있는 노래는 <배신자>이외에도 많다.

배호님의 노래가 다 모여 있다는 곳에는 대부분 이런 부정확한 노래들이 섞여 있어서 실망할 때가 많다. 

 

언젠가 배호님과 그분의 노래에 대하여 좀 더 잘 정리되고 올바르게 많이 불려 지게 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배+신자 (裵+信者) 가 젊은 층에서도 많이 생겨나기를 빌어 본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차디찬 키스 (이별의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