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斷想)

[6.05 2009] 배호님이 느낀 두가지 징크스(jinx)와 불치병 진단

BaiZZang 2009. 6. 5. 00:43

1970년 6월 5일 (금요일), 오늘은 제4회 가수의 날 기념행사가 서울 시민회관에서 있었고 배호님이 출현했던 날이다.

 

그런대로 몸을 회복하던 시기였고 그해 4월 6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을 불렀던 같은 장소이다.

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현 당시에도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상태가 아니였다.

 

1970년 2월 배호님은 건강이 악화되어 개인의원에 입원하여 제대로 공연을 이어가지 못하다가 2월말 어느 정도 몸이 호전이 되어서 서서히

공연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 당시 가수로서는 야간업소, 극장공연, 전국 공연에서 벌어드리는 수입이 가장 괜찮은 수입원이라 무리해서

여러 군데를 출현하는 게 예사였다. 배호님의 경우도 우선 많은 병원비가 필요하여 몸이 조그만 회복하여도 가능한 한 무리해서라도 여러

군데 무대에 출현을 고집하였는데 그럴수록 건강은 다시 악화되고 다시 더 많은 병원비가 필요하고...이렇게 악순환은 계속되었다.

 

또 금전적 수입이외에도 가수로서 공백기가 있으면 인기가 다시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계속적으로 히트곡을 낼 겸해서라도 가수분들은

한참 인기있을 때 최대한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하여 취입하고 가능한한 많은 공연과 영화출현 등 부지런히 뛰고 노래해야 하였다.

 

그 당시 한참 유행하던 <비내리는 명동(거리)>의 경우 배호님은 건강이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으나 우선 병상에서 취입을 했던 노래다.

취입 후 <비내리는 명동>이란 동명 영화에 출현까지 예정되어 있었으나 도저히 건강상 출현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노래는 히트 하였다.

 

배호님은 이를 두고서 "몸이 좋아져 왕성한 혈기로 노래 부르면 크게 히트하지 못하고 꼭 병상에서 혹은 몸이 상당히 안 좋을 때 부른

노래는 히트되니 이상하다"고 말하였다. 아마 그런 징크스(jinx)가 있는 것으로 배호님은 생각되신 것 같다. 

 

* 징크스 jinx = 불길한 것, 재수없는 것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물건, 혹은 그런 조건 혹은 기간을 말한다.

 

글쎄...노래 취입 - 히트 - 활동 왕성 - 병세 악화 - 휴식 - 다시 노래 취입....의 사이클이 어느 정도 시간적인 차이를 보이므로 자연히

그런 징크스를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모든 일에는 어느 정도 꼭 징크스가 있다. 그렇지 않은 것이 도리어 이상한 것이다.

 

좋은 일, 안 좋은 일은 몰려다니는 수가 많다고 느낄 수 있다는 뜻이고 항상 골고루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섞여 있다면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비슷한 비율로 좋은 일과 나쁜 일을 섞어 놓아야 그런 일이 가능하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숫자를 1에서 100까지 적은 카드를 잘 섞은 다음 숫자가 안보이게 바닥에 늘어 놓고 A, B 두사람이 한번씩 아무 카드나 들어서

누가 높은 수를 가지고 있는 지 기록을 한다고 하자. A, B라는 사람이 교대로 카드를 들 때마다 교대로 높은 수, 낮은 수를 보일 수가 없다.

즉, 교대로 잘 섞여 있다면 그 자체가 자연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자연적 현상은 A, B 중 어느 사람에게 높은 수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확률상 두사람에게 높은 숫자가 교대로 나올 수도 있으나 그것은 더욱 더 확률상 일어나기 힘들 것이다.

 

위의 카드를 뽑는 예를 든 것은 제가 임의로 방금 생각해 낸 예인데 혹시 더 좋은 예가 있을 수 있고 또 반박하고자 하는 이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수학적인 생각이 제가 좀 엷여서...좌우간 징크스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말하고 싶을 뿐이다.    

좋은 일은 좋은 일끼리, 안 좋은 일은 안 좋은 일끼리 몰려서 반복해 일어 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나쁜 일이 한번 있으면 또 다른 나쁜 일이 한번 더 있을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하여야 하고 좋은 일이 생기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더욱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이란 기대를 해보는 것이다.

 

또 다른 배호님의 징크스는 11월에 관한 안 좋은 징크스이다.

배호님은 1969년 11월 "꼭 신장병은 1967년11월부터 11월에 심하게 악화되어 괴롭힌다"고 말씀하셨다.

1969년 11월, 1970년 11월에 신장병으로 몹시 고생을 하셨는데 결국 본인의 징크스 처럼 1971년 11월을 다 못 넘기지 못하고

그 해 11월 7일 돌아가시게 되었다.

 

이런 징크스를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배호님의 신장병은 악화되는 쪽으로 진행은 되는 데 그렇게 진행하면서도 일정한 기간안에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주식을 하시는 분들이 보는 종합주가지수 그래프를 보면 상승과 하락 구간이 있는데

상승 추세중에도 조그마하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결국 상승시기에는 상승쪽으로, 하락추세인 경우에는 상승을 하더라도 결국 더 큰

하락을 보여 하락으로 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실 배호님은 이미 1967년 <돌아가는 삼각지>  전국적인 대히트를 기록하던 때 갑자기 너무나 바빠 과로한 나머지 신장염이 악화되어

두달 정도 청량리 위생병원에 입원하여 진찰한 결과 이미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의 진단을 받는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하며 집중적인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있다는 강경한 의료진의 충고를 받은 바 있었지만 계속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배호님은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서서히 단축시켜 갔다고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이다.    

 

배호님은 가수로 활동을 보인 시기 동안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시기와 가장 불행한 시기를 경험하셨다고 생각하셨지만 결국 (병마와 싸운

도중의) "괴로운 시절 그칠 줄 몰라"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의 가사인용)의 큰 사이클 안에 계셨던 것이다. 그 당시는 신장 기능이 다

망가져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복막투석같은 인공투석기가 우리나라에 보급되기 시작하고 신장이식 수술이 시작되던 때라 조금만 그 시기를 잘 넘겼더라면 치료를 제대로 받아서 오래동안 건강을 지키며 활동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몹시 아쉽다.

결국은 좋은 노래만 단시간 많이 남기고 떠나셨는데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나지 못한 것은 나로서는 몹시 안타까울 뿐이다.

 

참고 : 인공 신장 관련해서는 본 블로그의 5월 1일자 글 = [5.01 2009] 인공신장과 능금빛 순정

         가수의 날에 관련해서는 6월 1일자 글 = [6.01 2009] 불멸의 가수 배호 CD의 <누가 울어>와 천상의 가수 배호 CD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비내리는 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