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어제 낮부터 서서히 내리던 가느다란 비는 어제 밤 내내 창 밖에 빗소리를 내었고 오늘도 오후 늦게까지 내리다 이제 어느 덧 밤이 되어 멈춰가는 가 봅니다. 저는 이렇게 '소리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같은 이슬비'(<누가울어> 가사 일부 인용) 특히 저녁이나 밤에 내리는 비를 좋아합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오면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과 햇볕이 내리 쬐는 날 어느 날을 좋아하는 지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보곤 하였습니다. 과반수 이상의 사람이 햇볕이 내리 쬐는 날을 좋아하더군요. 저는 어릴 떄부터 그렇게 비가 조용히 내리는 날이 좋았습니다. (바람)'소리도 없이 내리는 궂은 비' (<죄많은 밤비>가사 인용)는 저에게는 궂은 느낌이 아니라 내 마음을 씻어주는 좋은 느낌의 비입니다.
학창시절에는 비가 내리는 날 빗소리를 더 잘 듣고 싶어 창문을 열어 놓고 잠을 청하기도 했고 시골에 잠시 머물던 시절 비를 좋아하던 분들과 비오는 날은 가볍게 술 한잔 하면서 낭만에 젖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어제는 오전1시경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 빗소리에 잠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1-2시간 빗소리를 들으며 뭔가 일 좀 보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깊어가는 밤에 듣는 조용히 들리는 빗소리, 가끔이 섞이는 비오는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가 만들어 내는 소리...오랫만에 들어보는 낭만의 소리 였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초록 빛을 더해 가는 언덕 넘어로 멀리 <비오는 남산>(노래 제목)이 시야에 들어 옵니다. 어제까지 초록빛과 얼룩달록 봄의 꽃 색깔을 보였던 남산이 뿌옇게 흐린 하늘 아래 더욱 희미하게 모습을 잃어가는 것 같더군요.
가수 배호님은 그의 인생만큼이나 가슴 아프고 슬픈 노래를 엄청난 감동의 소리로 짧은 시간에 많이 남기신 분입니다.
그가 남긴 가능한 모든 노래를 들어 보면 슬픈 분위기의 노래 외에도 신나는 리듬의 노래, 크리스마스 캐롤송, 칸소네, 라틴 풍, 팝송 등 모든 장르의 노래가 있어서 1년내내 번갈아 들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대충 알아 보면 그의 목소리가 남아있는 곡은 제목으로만 약 170곡의 노래, 그가 같은 제목으로 다른 레코드 다른 반주로 부른 노래가 중복해서 부른 노래가 30여곡, 그가 몸이 아파 미처 녹음 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MR (반주음악) 10여곡, 그의 목소리가 현재 남아 있지는 않으나 불렀다고 생각되는 노래 50곡 가까이가 있고, 그의 음악에 다른 악기 음을 넣거나 오케스트라 수준의 경음악이 약 10곡 등이 남아 있는 정도 이다.
즉, 그가 부른 노래는 250-300곡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는 데 아직도 정확한 숫자는 정리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배호님의 노래는 그의 사후 모창가수의 노래가 그의 노래와 섞이기도 하고 모창가수가 그의 노래로 완전히 대신하기도 하여 발매된 터라 처음 듣는 사람은 모창가수의 노래와 배호님의 노래와 구분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안타깝다. 본인도 전에 배호 CD를 구입해서 몇 년간 잘 듣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모창가수의 목소리였던 기억이 있어 허망한 적이 있다.
현재 다음(DAUM)의 배경음악, 네이버(NAVER)의 배경음악 샵에서도 그의 음악이 모창가수 노래와 섞여 있기도 하고 배호라고 해서 들어보면 모창가수 자체의 노래인데도 버젖이 그분의 노래인 양 올려져 판매가 되고 있고 아직 잘 정돈이 되어 있지 않은게 아쉽다.
요사이 듣기 좋은 많은 곡들이 있기도 하고 배호 노래는 오래 되고 팬들이 한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요즘 방송에서 배호의 노래를 들려주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방송국에서도 떄로는 진짜 배호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여 그의 노래라고 틀어주었다가 그의 목소리가 아닌 경우 시청자의 항의 전화가 쏟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잘 틀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조용한 비를 좋아하고 그런 정서의 배호 노래를 좋아한다.
배호님의 노래는 깊은 맛에 빠져 보면 중독성이 매우 심한 것 같은데 아무튼 배호님의 많은 노래를 1년 내내 골고루 돌아가며 듣는 생활의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배호님의 파란만장하고 슬픈 짧은 일생은 한편의 멋진 드라마인데 그걸 그의 노래가 10여곡 들어가는 멋진 음악 영화 한편으로 탄생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늘 해본다. 그런 꿈이 언제가는 이루어지길 빌어 본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비오는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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