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월은 거의 지나가고 '계절의 여왕' 이라는 5월이 성큼 다가 오고 있다.
'잔인한 4월'이란 표현은 영국의 유명한 시인 <토마스 S 엘리어트(Thomas S Eliot) (1888-1965, 1948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1922년 서사시 <황무지 (The Waste Land)>의 433줄로 구성된 장문의 5부 시 첫 줄에 나오는 귀절이다.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엘리어트는 원래는 미국 중부 미주리에서 태어나 자랐고 1927년 영국으로 건너가고 개종하기 전인 1922년 발표한 시이다.
4월이란 시인이 살 던 북반부의 봄의 시기로 보통 '신록의 계절' 4월이라고 도 하는 봄이고 새로운 생명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좋은 시기인데 그 당시 엘리어트는 결혼 생활이 파탄이 나고 신경성 장애를 앓고 있는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그래서 4월에 즐거워 하기 보다는 자신의 즐거웠던 결혼의 괴로운 종말을 보고 있는 상태였기 떄문에 생명의 부활이 결국은 허무한 추억의 고통으로 돌아오는 운명적 사실을 느낀 것 같다.
그런 황무지 같은 현실이 시인으로 하여금 죽음과 재생의 의미로 황무지 (waste land)라는 시를 쓰게 하였다.
가수 배호님은 1942년 4월 24일 4대 독자의 몸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1971년 11월 7일 돌아가셨다.
* 참고: 생일 날짜를 간단히 숫자만 적으면 42424. 돌아가신 날은 71117, 즉, 숫자만 나열하면 가운데 숫자를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는 숫자임에 유의합시다. 저는 이렇게 암기하고 있으니 기억하기 편리하더군요.
배호님은 '잔인한' 4월에 태어나 병마로 가수활동을 쉰 기간을 뺴면 4년가까이 놀라운 가수로서 재능을 보여 주고서 '마지막 잎새'처럼 슬프고 괴롭고 허무한 추억만 남기고 가셨습니다. 말년에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거의 다 나은 것으로 생각하고 1972년 '봄'에 결혼하려고 약혼도하고 어머니에게도 효도하려고 준비했다고 하는데 만성 신장염으로 미처 뜻을 마저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했으니 이런 운명을 본인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한탄스러웠을까?
어쩌면 그분의 생애가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라는 시의 '잔인한' 4월이란 시와 더불어 생각이나고 그 시의 분위기와 겹쳐져 보인다. 그 분의 인생이 그의 노래와 너무 흡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그의 노래 소리에 깊이 녹아져 있다가 이따금 노래에 따라 터져 나오는 '한숨'소리를 들을 때는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현재 그분의 노래비는 아직 4개가 건립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 4월에 세운 <두메산골>이란 노래비만이 그의 무덤 옆에서 함께하고 있다.
♬ 오늘 듣고 싶은 배호의 노래 = 두메산골
'오늘의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4.30 2009] '동백아가씨'의 <황혼의 부르스> (0) | 2009.04.30 |
---|---|
[4.29 2009] 황금연휴,'황금비'와 <황금의 눈> (0) | 2009.04.29 |
[4.27 2009] 따뜻한 봄 날씨, 다가오는 여름 (0) | 2009.04.27 |
[4.26 2009] 오늘은 결혼기념일 (0) | 2009.04.26 |
[4.25 2009] 비오는 날에는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0) | 2009.04.25 |